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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이곳은 맛있는 찻집 겸 도장 가게
남부작은개미핥기인 가게 주인이 운영하는〈아리쿠이(有久井) 도장포〉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도장 가게. 그곳을 찾은 건 반항기의 한복판에 있는 사찰 스탬프 수집광 소녀, 충치가 없는 운명의 사람을 찾는 치위생사, 음지를 벗어나 뜨거운 청춘을 보내고 싶은 재수생과 타자기로 소설을 쓰는 비둘기.
■■■ 차례
성장하는 N과 크림소다와 사찰 참배 기념 스탬프
운명의 사람과 가을 한정 과일 파르페와 할인
갈분 떡을 먹은 사람과 나폴리탄 스파게티와 인주
소설가와 커피와 시그닛 링 ~후기를 대신해서~
옮긴이의 말
■■■ 책 속에서
“저는 아리쿠이라고 합니다. 곰이 아니라 개미핥기입니다.”
자신을 개미핥기라고 밝힌 북극곰이 쓰고 있던 모자를 벗고 꾸벅 인사를 했다. 그 짧고 복슬복슬한 앞발이 명함을 내민다.
아리쿠이 도장포 점주 / 아리쿠이 마나부
호기심에 져서 들여다보니 그런 글씨가 적혀 있었다. 개미핥기라서 아리쿠이? 그런 것치고는 좀 통통하기도 하고 역시 곰인가? 왜 이름이 히라가나지?
눈앞에 곰 같은 동물이 있는데도 나는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혼란스럽다기보다 귀여운 겉모습에 위기감이 반응해 주지 않는다.
“이 고장에는 예로부터 이런 전설이 있었답니다.”
하얀 개미핥기 옆에 있던 언니가 온순한 표정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나온다.
“‘수국이 피는 계절에 고민에 빠져 있는 한 소녀가 산길을 걷고 있었는데, 그때 전설의 하얀 개미핥기가 나타나 소원을 들어주었다――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고민을 들어주었다’고.”
언니는 싱긋 웃고는 개미핥기가 들고 있던 명함을 내게 주었다.
“우리 가게는 가와사키 노조미구치라는 곳에 있어요. 조금 멀지만, 괜찮다면 놀러 와요. 놀라게 한 사과로 한턱낼게요. 점장님이 부담하는 걸로.”
그럼, 하고 언니가 등을 돌리고 떠나간다.
개미핥기도 꾸벅 머리를 숙이고 언니의 뒤를 쫓아갔다.
“우사, 또 그렇게 아무 말이나.”
“점장님 잘못이에요. ‘단합 대회 겸 참배하러 가자’는 말을 하니까. 저 애를 놀라게 한 것에 대한 사과에서 자연스럽게 영업까지 가져간 제 수완을 칭찬해 주세요. 상도 주세요.”
“하지만, 나를 신처럼 말하는 건…….”
“데모판도 제품판도 안 돼요. 식사 준비와는 별도로 간식도 요구하겠어요.”
그런 대화를 끝으로 두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
“뭐였지, 방금 그건……?”
나는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본문 중에서
■■■ 저자 소개
하토미 스타
가나가와현 출생. 『외톨이 바다의 파라스아테나』(전격 문고)로 제21회 전격 소설 대상 《대상》을 수상하여 데뷔. 다시 태어난다면 새가 되고 싶다. 펭귄이 되어 얼음 위에서 쭉 미끄러지고 싶은 것이 꿈.■■■ 번역자 소개
정선옥